헌혈의 나비효과음료수와 빵 먹을 생각에 쪼르르 '헌혈의 집' 따라 나서던 아이, 어렴풋하다어느새 훌쩍 커의기양양 내미는 훈장유공 은장은 뭐꼬, 또 금장은 뭐꼬
오조리 유채꽃사방 에워쌈을 당해도 꽃은 핀다집단으로 피었다 말을 말자절체절명의 순간'집단' 한 마디에 한날한시 피빛 눈물 몸서리치는 앞바르 터진목
흰여울 이야기내삐린 것도 요레, 예술이 된다카이퍼뜩 일나봐라삼처넌 가꼬 부자되는 뱁을 갈차준다 안카나거가 어데라카더노아이구야, 들어도 고마 이자삣다
초대받은 오후앞장선 반려견과 성산포 가는 길성산포 바라보면 왠지 모를 안도감이 있다잡다한 것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머물다 가는 순간
천지빼까리다감사할 일이병문안 다녀온 후 화장실 갈 때마다배변주머니를 찬 그가 떠오른다입으로도 항문으로도억지로라도 감사할 일이다
딴지를 걸고 싶은 고백다시 오신다는 당신 소식겨우내 목마르고더딘 발걸음애가 타까치발 돋움 하는 봄
우리의 연애는 ing 새해에는 묻어가야겠다뒤에서 꼭 껴안아 줄 사랑을 탐하며주도권 잡기 따윈미지의 세계로 굴려버리면바람도 서슴없이 길을 내겠지
돈 나올 데가 어신디해 질 녘 망사리 짊어지고험난한 파도호오이 숨 비운 자리거센 바람 맞선 소나무 같이피어나는 해녀의 붉은 꿈
피뿔고둥집 없는 주꾸미를 위한 답시고벗어날 수 있는 굴레임을 알면서도차마 놓지 못하는 끈모여 살기 위한 약속변치 말자 단단히 맹세하며
새해 생각겨울 햇살 속, 바닷바람 맞으며계절을 당겨온 꽃주목받기 위해서는유채처럼 뻔뻔해지거나철이 덜 들어도 당당해질 것
시작의 말설원을 달려나와 사람의 마을에 이르러함박눈 따사로움이 눈물로 와 닿는다고독 불안 후회 상실을 태우고떠나는 오늘 밤사람들은 이제 무엇을 향해 달릴까
4·3 곰솔의 기억뻥 뚫린 가슴속맺힌 한이 많아억장이 무너지는데삭아 내리는 뼈 사이로냉이꽃 만발하다
방파제 짬낚시그랑께 가문동이 감성돔이지라하모요.바다는 어딜 가나 그 바다가 그 바다 아입니껴삼 년 만에 동행하는 사돈지간팔짱 낀 팔순 청춘, 나란한 발걸음
편자 가는 날네 다리 얌전히 맡깁니다장제사님 오실 날만 기다렸어요뒤꿈치가 닳아 혼났거든요새 신발 맞춰주시면마구마구 뽀뽀해 드릴게요
한라산 1100 고지람사르 습지로 등극한 곳에서는노루도 누구도불타는 사랑을 띄울 수 없다홍가시나무도 몰래바람피우지 못한다
우리도 하멜처럼난파된 배로 떠돌다 당도한 섬행운과 불행은 중요하지 않다 적자생존의 21세기적는 자, 기록하는 자가 살아남는다고귀띔해 주네, 곁에 나란히 앉으니
출마속된 말, 거친 말 삼가고한마디 말도 신중히참된 말, 곱들락헌 말을 생각한다행함이 있는 선한 청지기말의 수준부터 높인다
사라봉높은 곳에서 빛나던 날들서서히 내려놓고 옷깃 여민 계절나무는 우리의 눈물을 받아 적는다또 다른 길을 만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