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44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김필영 시문학 칼럼](67)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그믐달 마돈나 [김필영 시문학 칼럼](67)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그믐달 마돈나 위상진 시집, 그믐달 마돈나.『지혜사랑』067. 14쪽. 그믐달 마돈나그믐달 마돈나위 상 진밤의 맥박은링거 줄에 역류하는 피천장 네 모퉁이에 어둠이 잘려있다 터질 듯 부풀어오르는역청 같은 기침시계가 없는 그녀가오른쪽 손목을 두드린다 무릎 양말 냄새가 나는여기는 먼 나라의 계절이 산다물속에 잠긴 흉상 같은 이름표를 버린 침대시트배추색 한 여자가 비상구로 사라진다 칼로 그어버린 수평선 너머백색 카라 한 송이를 걸어두고물에 넣은 양배추처럼깨어나고 싶어 수직의 링거대에서마지막 반사등이 꺼진다커튼은 도청된 귀를 달고오래 번창해 갈 것이다『밤 김필영 칼럼 | 뉴스N제주 | 2023-10-22 14:16 [김필영 시문학 칼럼](66)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돼지의 속눈썹 [김필영 시문학 칼럼](66)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돼지의 속눈썹 박형준 시집, 생각날 때마다 울었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394, 116쪽. 돼지의 속눈썹돼지의 속눈썹박형준밤늦게 돌아오는 날에는거울을 보고 운다누군가 거울 속에서부드럽게 속눈썹을 만진다수에 떠내려가는 자운영지붕 위로 떠밀려온 꽃밭그 위에서 울고 있는 돼지흙탕물 속에서꽃 뿌리에 감긴 다리꽃잎의 흙탕물이 밴돼지의 속눈썹거센 비 지나간 후하늘은 말끔히 개어 있다누구도 지붕 위에서 혼자 울고 있는돼지에게 말을 걸지 마라생의 널빤지를 잡고죽은 자의 그림자가 거꾸로 비치는도시의 수평선에서간신히 귀환하는 날거울 속에서,고독한 집의 강물에서,지붕 김필영 칼럼 | 뉴스N제주 | 2023-10-14 01:55 [김필영 시문학 칼럼](65)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꽃잎 [김필영 시문학 칼럼](65)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꽃잎 (복효근 시집, 따뜻한 외면 : 2013. 실천시선) 16쪽, 꽃잎)꽃잎복효근국물이 뜨거워지자입을 쩍 벌린 바지락 속살에새끼손톱만 한 어린 게가 묻혀 있다제집으로 알고 기어든 어린 게의 행방을 고자질하지 않으려바지락은 마지막까지 입을 꼭 다물었겠지뜨거운 국물이 제 입을 열어 젖히려하자속살 더 깊이 어린 게를 품었을 거야비릿한 양수냄새 속으로 유영해 들어가려는어린 게를 다독이며꼭 다문 복화술로 자장가라도 불렀을라나이쯤이면 좋겠어 한소끔 꿈이라도 꿀래어린 게의 잠투정이 잦아들자지난밤 바다의 사연을 읽어보라는 듯바지락은 책 표지를 활짝 김필영 칼럼 | 뉴스N제주 | 2023-10-07 17:17 [김필영 시문학 칼럼](64)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가로 몸 누이는 것들 [김필영 시문학 칼럼](64)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가로 몸 누이는 것들 노유섭 시집, 햇빛 피리소리에 어깨 겯고『시문학사』발행, 103쪽, 가로 몸 누이는 것들가로 몸 누이는 것들노유섭가로 몸 누이는 것들은파도라 한다가로 몸 누이는 것들은초원의 푸른 풀밭이라 한다한 생의 모든 흔들리는 기억들이이렇게 한데 모여낮은 곳으로 조용히 흔들리는 것이어서가을 강 울음인양아래로 아래로 흘려보내는 것이라 한다햇빛 푸르른 날그 아픈 물무늬 하나 하나거울로 비춰 빚질 해보면굽이마다 꺼이꺼이 소리치며 우짖던 것들이가라앉고 가라앉아 형체도 없이 응고된 진액이가을 햇빛 피리소리에 터져 올라이리도 푸르고 푸른 물결로 흔들리는 김필영 칼럼 | 뉴스N제주 | 2023-09-30 13:26 [김필영 시문학 칼럼](63)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숲이 만난 세상 [김필영 시문학 칼럼](63)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숲이 만난 세상 김선진 시집, 숲이 만난 세상: 시문학시인선 416) 14쪽, 숲이 만난 세상숲이 만난 세상김선진나는 한 곳에 뿌리를 내리면언제나 그곳에서 평생을 보내지늘 흙 속에 발을 담그고아침 저녁으로 변해가는카멜레온 세상을 눈이 아프게 보고 있지세상은 무엇이 그리 바빠늘 대문 밖 소음에 허둥댈까쫓으면서 쫓겨가다쫓기면서 쫓아가면터널 같은 세상을 벗어날 수 있을까춥고 어두워도진득하니 한 곳에 뿌리를 내린다면나처럼 무성한 숲을 이루지나는 사지를 뻗으면 뻗은 만큼하늘과 바람과 비를 만나고거리낌 없이온몸 가득 품어 주는 햇살도 자주 만나지.어느 날 세 김필영 칼럼 | 뉴스N제주 | 2023-09-23 12:48 [김필영 시문학 칼럼](62)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풀 [김필영 시문학 칼럼](62)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풀 김기택 시집, 갈라진다 갈라진다(문학과지성 시인선 417) 40~41쪽, 풀풀김기택콘크리트 바닥이 금이 가는 까닭은단단한 등딱지가 쩌억, 쩍 갈라지는 까닭은밑에서 쉬지 않고 들이받는 머리통들이 있기 때문이다.콘크리트가 땅을 덮고 누르기 전그곳에 먼저 살던 원주민이 있기 때문이다.콘크리트 밑에 깔린 수많은 물줄기들이봄이 오면 깨어나밖으로 솟구쳐 나오려다 목이 꺾여 죽으면새 물줄기들이 몰려와 다시 들이받기 때문이다.물렁물렁한 물대가리들이 치받는 힘에딱딱한 콘크리트가 간지러워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바위를 뚫는 물방울의 시간이 솟구쳐콘크 김필영 칼럼 | 뉴스N제주 | 2023-09-17 09:56 [김필영 시문학 칼럼](61)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뿌리로부터 [김필영 시문학 칼럼](61)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뿌리로부터 (나희덕 시집,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10쪽 : 문학과지성 442) 뿌리로부터)뿌리로부터나희덕한때 나는 뿌리의 신도였지만이제는 뿌리보다 줄기를 믿는 편이다줄기보다는 가지를,가지보다는 가지에 매달린 잎을,잎보다는 하염없이 지는 꽃잎을 믿는 편이다희박해진다는 것언제라도 흩날릴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뿌리로부터 멀어질수록가지 끝의 이파리가 위태롭게 파닥이고당신에게로 가는 길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당신은 뿌리로부터 달아나는 데 얼마나 걸렸는지?뿌리로부터 달아나려는 정신의 행방을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허공의 손을 잡고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 김필영 칼럼 | 뉴스N제주 | 2023-09-09 15:01 [김필영 시문학 칼럼](60)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안개 [김필영 시문학 칼럼](60)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안개 (함민복 시집,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2014 80쪽)안개함민복안개는 풍경을 지우며풍경을 그린다안개는 건물을 지워건물이 없던 시절을 그려놓는다안개는 나무를 지워무심히 지나쳐 보지 못하던 나무를 그려보게 한다안개는 달리는 자동차와달리는 자동차 소리를 나누어놓는다안개는 사방 숨은 거미줄을 색출한다부드러운 감옥 안개에 갇히면 보임의 세계에서 해방된다시선의 밀어냄을 흡수로 맞서며눈동자에 겸손 축여주는 안개의 벽안개는 물의 침묵이다안개는 침묵의 꽃이다『보이지 않는 베일 속 사물을 투시하는 눈(目)』무언가에 가려진 모습 김필영 칼럼 | 뉴스N제주 | 2023-09-04 18:40 [김필영 시문학 칼럼](59)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아름다움에 대하여 [김필영 시문학 칼럼](59)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아름다움에 대하여 윤제림 시,『시산맥』30. 2017년 여름vol. 81쪽, 아름다움에 대하여아름다움에 대하여윤제림내 심장을 꿰뚫을 수도 있었을, 화살 하나가종잇장 하나를 매달고 장대(將臺) 기둥에 날아와 꽂혔다적장의 편지였다역관(譯官)을 불러 읽어보라 했다.수레바퀴만한 달이 성곽을 타고 넘어가는 봄밤이오오늘도 나는 변복을 하고, 동서남북을 두루 살피고돌아와 이제 막 저녁을 먹었다오망루며 포대며 당최 치고 때릴 데가 없더이다나는 이 아름다운 성에 이미 무릎을 꿇었소날 밝으면, 성문 앞 팽나무 그늘에서바둑이나 한판 둡시다, 우리내가 지면 조용히 물러가 김필영 칼럼 | 뉴스N제주 | 2023-08-26 15:03 [김필영 시문학 칼럼](58)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공중 [김필영 시문학 칼럼](58)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공중 장옥관 시집, 그 겨울 나는 북벽에 살았다 : 문학동네 시인선 036, 013쪽. 공중공중장옥관공중은 어디서부터 공중인가경계는 목을 최대치로 젖히는 순간 그어진다 실은 어둠이다 캄캄한 곳이다나 없었고 나 없을 가없는 시간빛이여, 기쁨이여태양이 공중을 채우는 순간만이 생이 아니다짧음이여, 빛의 빛이여그러므로 이 빛은 幻, 환이 늘 공중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몸 아파 자리에 누워보니누운 자리가 바로 공중이었다 죽음이 평등이듯 어둠이 평등이었다공중으로 바람이 불어오고 구름이 지나간다빛이 환이듯 구름도 환,부딪칠 것 없이는 저를 드 김필영 칼럼 | 뉴스N제주 | 2023-08-20 10:29 [김필영 시문학 칼럼](57)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마중물 [김필영 시문학 칼럼](57)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마중물 송재학 시집,『검은색』: 문학과지성 시인선 473) 43쪽, 마중물마중물송재학실가지에 살짝 얹힌 직박구리를으능나무 모든 잎의 무게가 하늘거리며 떠받들듯이펌프질 전에 펌프에 붓는 마중물로내이(內耳)의 비알에 박음질하듯 우레가 새겨졌다마중물은 보통 한 바가지 정도그건 지하수의 기갈이었지만물의 힘줄로 연결되었으니물에게도 간절한 육체가 있다물의 몸이 가져야 할 냉기가 우선 올라오고 있다정수리에 물 한 바가지 붓고 나면 물의 주기가 생긴다마중물 아니라도 지하수 숨결은 두근거려서마중물 받아먹으려는 물의 짐승들이 붐빈다물의 손을 잡아주니 알몸의 김필영 칼럼 | 뉴스N제주 | 2023-08-12 10:11 [김필영 시문학 칼럼](56)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어둠의 산문 [김필영 시문학 칼럼](56)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어둠의 산문 박주택시집, 또 하나의 지구가 필요할 때 : 문학과 지성 시인선436) 16쪽, 어둠의 산문어둠의 산문박주택어둠을 뚫어지게 바라보니 어둠도 뚫어지게 바라본다별이 빛으로 반짝이기까지 낮은 무엇의 배경이 되었을까어둠이, 어둠이 되었을 때그 배경으로 잠이 들고 말도 잠을 잔다말이 잠들지 않았다면 붉은 말들은 무엇을 만들어 낼 것인가어둠 속으로 한 발자국 걸어가는 동안어둠이 한 발자국 걸어온다어둠은 낮에게 어둠에 가깝게 보일 때까지자신을 말하지 않고도 낮의 것을 받아들인다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검을 수가 있단 말인가그래서 어둠이 키우는 것 김필영 칼럼 | 뉴스N제주 | 2023-08-05 11:25 [김필영 시문학 칼럼](55)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눈주름 악보 [김필영 시문학 칼럼](55)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눈주름 악보 (공광규 시집, 담장을 허물다, 49쪽 : 창비시선 365) 눈주름 악보 )눈주름 악보공광규이른 봄날 오후벚나무 꽃그늘 돗자리 위에서모로 누워 자는 아내의 눈주름을 본다햇볕도 그늘을 만들고꽃나무도 그늘을 거느리는 걸 보면아내에게도 그늘이 많았을 것이다.꽃나무 가지에 앉았던 바람이 깃을 치자눈주름 위에 음표로 내려앉는꽃잎 몇 장저녁이 와서노을 한 폭 개어다 덮어주는데낡은 몸에서 오래된 풍금 소리가 터져나온다『역사를 낳는 여인, 아내여』사랑하는 이 앞에서 잠든 여인은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공광규 시인의 시를 읽는 순간 스쳐간다. 지 김필영 칼럼 | 뉴스N제주 | 2023-07-28 20:21 [김필영 시문학 칼럼](54)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빈집 [김필영 시문학 칼럼](54)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빈집 기형도 시집, 『문학과지성 시인선』80, 입속의 검은 잎, 81쪽, 빈집빈집기형도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사랑의 상실, 고독한 시간들의 폐쇄로 축조된 빈집』사람은 자신의 피와 살로 길러준 모태(母胎)와 이별하지 않고서는 세상에 나올 수 없다. 우주에서 가장 지고지순한 사랑도 어머니를 떠나야 김필영 칼럼 | 뉴스N제주 | 2023-07-22 18:02 [김필영 시문학 칼럼](53)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방, 방 [김필영 시문학 칼럼](53)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방, 방 (문인수 시집 , 배꼽 72쪽 : 창비시선 286) 방, 방 감상평 : 김필영(시인)방, 방문인수‘잠만 잘 분’손바닥만한 방(榜)이 또그 집쪽방, 쪽문 바깥쪽에 하얗게 나붙었다.오늘 아침,반쯤 떨어져 바람에팔락,팔락거리는 거 봤다.그가 사람들과 헤어져 밤늦게 돌아온 방이다.문을 따니 방금 누가 문 따준 방이다.불을 켜니 방금 누가 불 켠 방이다. 방금 누가 환하게 느낀 방,입이 잔뜩 나온 불행이 주리를 트는 방이다. 불을 끄니방금 누가 불 끈 방이다. 방금 누가 깜깜하게 느낀 방,돌아누우니 누가 또 돌아눕는 방이다.마음과 몸이돌아 김필영 칼럼 | 뉴스N제주 | 2023-07-15 12:27 [김필영 시문학 칼럼](52)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버려진 밥상을 리폼하다 [김필영 시문학 칼럼](52)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버려진 밥상을 리폼하다 김순진 시,『한국현대시』2017년 상반기호. 121쪽, 버려진 밥상을 리폼하다버려진 밥상을 리폼하다김순진이사 가는 집 벽 한켠에 밥상하나 버려져 있다군데군데 상처가 나고 다리가 삐걱거리는 밥상한 식구의 생사가 저곳에서 해결되었으리아이들이 배고프다고 밥 달라고 아우성치고어미가 고작 계란 후라이를 지져내면 아이들은 최고의 반찬을 대했으리뚝뚝 흘리는 자장면 면발과 밥풀들을 받아내면서맨날 김치뿐이라는 투정이 아이를 위로 위로 밀어올렸으리때로는 실직한 가장이 비통한 술잔을 기울이면아내는 옆에서 말없이 가슴을 쥐어뜯으며 바라보았으리생일케이크가 김필영 칼럼 | 뉴스N제주 | 2023-07-08 10:07 [김필영 시문학 칼럼](51)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한 자루의 칼 [김필영 시문학 칼럼](51)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한 자루의 칼 강정화 시집, 『세상 속의 작은 일』 20쪽, 한 자루의 칼한 자루의 칼강정화하나의 가슴을 둘로 갈라야 한다그리움도 갈라놓아야 하고남기고 떠난 슬픔또한 몇 토막을 내어야 하지만저 혼자 냉랭히 빛 발하는푸른 서슬이 겁이나자르고 갈라놓아야 하는 것을내려치지도 못하고심장으로 이어진 손어쩌지 못해와들와들 떨고만 있다두 개의 가슴을 여럿 되게 갈라야 한다동강난 슬픔한풀 꺾이어소리로 잠잔다그리움 또한 몇 가닥으로 갈라놓아야 한다서슬이 퍼런 칼들고 보니더 연약하게 떨리는 가슴어쩌지 못하고훤히 되비치는 가슴세상이 알아버렸으 김필영 칼럼 | 뉴스N제주 | 2023-07-01 14:07 [김필영 시문학 칼럼](50)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은하계의 끝에서 [김필영 시문학 칼럼](50)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은하계의 끝에서 조명제 연작 장시집,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노래 : 문예운동사)114쪽, 은하계의 끝에서은하계의 끝에서조명제벌판의 메마른 모래흙 바닥에 자란작디작은 풀들이 가난한 이삭을 내밀었네.강아지풀 바랭이풀 우거진 들녘 끝에서농사에 바쁜 사람들은 벌판의 먼지알 같은풀 이삭을 보지 못하리. 우연히 다가왔던눈동자가 한일자로 그어진 염소도 그냥 지나치고 마네.몸 기댈 만한 풀 아니라며 방아깨비도 머물지 않고,부지런히 풀씨를 찾는 들새들도 거들떠보지 않네.쓸쓸한 가을빛 햇살만이 작디작은 풀들의 잎과 이삭과모래흙을 어루만지네. 마을 앞에서 풀 열매를 훑 김필영 칼럼 | 뉴스N제주 | 2023-06-24 12:28 [김필영 시문학 칼럼](49)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감자꽃 따기 [김필영 시문학 칼럼](49)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감자꽃 따기 (황학주시집, 사랑할 때와 죽을 때, 2014 28쪽)감자꽃 따기황학주네가 내 가슴에 가만히 손을 얹었는지 흰 감자꽃이 피었다폐교 운동장만 한 눈물이 일군 강설(降雪) 하얗게 피었다장가가고 시집갈 때모두들 한번 기립해 울음을 보내준 적이 있는 시간처럼우리 사이를 살짝 데치듯이 지나가 슬픔이라는 감자가달리기 시작하고따다 버린 감자꽃의 내면 중엔 나도 너도 있을 것 같은데감자는 누가 아프게 감자꽃 꺾으며 뛰어간 발자국그 많은 날을 다 잊어야 하는, 두고두고 빗물에 파이는 마음일 때목울대에도 가슴에도 감자가 생겨난다감자 김필영 칼럼 | 뉴스N제주 | 2023-06-17 12:45 [김필영 시문학 칼럼](48)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허공의 벽 [김필영 시문학 칼럼](48) '그대 가슴에 흐르는 詩' ... 허공의 벽 김동수 시집, 그림자 산책『미당문학사』, 30쪽, 허공의 벽허공의 벽김동수허공에도 벽은 있다하늘을 나는 새들에게도 벽은 있다살아 있음이 벽이고 허공이다겨울을 지나 앙상한 나뭇가지에서얼굴을 내민 여린 새싹들도시방 저 무거운 허공을밀어올리고 있는 중이다온 힘 다해 그의 전 생애를 걸고땅을 박차 일어서고 있는 중이다초원에서 갓 태어난누우떼 새끼들도포식자들의 피 냄새를온 몸으로 맞서그의 전 생명줄허공의 벽을 밀어 올리고 있다두려움 없는 생이 어디 있으랴살아 있음이 벽이고 허공이다.『살아있는 존재의 숙명적 항체를 통찰한 우주론적 詩學』허공( 김필영 칼럼 | 뉴스N제주 | 2023-06-10 11:07 처음처음이전이전123다음다음끝끝